https://www.imdb.com/title/tt2312764/
"Elementary" Pilot (TV Episode 2012) ⭐ 7.7 | Crime, Drama, Mystery
46m | TV-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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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셜록이 왓슨을 놀린다. 뇌 훈련이랍시고 사람 앞에두고서 방금 들은 TV 화면 속 대사를 되풀이한다.
셜록은 중독 재활 치료사로 6주간 함께 함을 알리는 왓슨을 관찰하고 추론한 것들을 말한다. 외과의사를 그만 둔 이유에 대해 일부러 틀린 정보를 주기도 한다. 나중에는 왓슨이 불편할까봐 거짓으로 둘러댔으며, 셜록은 그게 충분히 배려라고 생각하고 한 것이고, 왓슨은 진심으로 불쾌해한다. 왤까?
왓슨은 일을 매우 좋아하고 잘 한다. 불쾌감을 넘길 정도의 체력도 있고, 일을 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것에도 능숙하다. 알람을 꺼버려서 늦게 만난 셜록 구강에 바로 마약 검사를 하는 단호함에서 일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명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을 하는 자신이 좋고, 그 과정이 셜록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필요한 경우에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에 추론하고, 필요한 경우에 신문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의학적 지식이 아니라면 셜록보다 아는 지식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무엇이 결론입니다. 하는 순간 더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사건을 해결했으니 축하하자고 하는 왓슨에게, 자기 일이니 끝나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는 셜록이 내가 맞음을 증명하는 부분이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마약 중독자였던 셜록은 자신이 몰입할만한, 가치있고 재미있는 일인 경찰 자문 업무를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모든 과정을 자신이 정의내리고 평가한다.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왓슨이 자꾸 더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귀찮고 불쾌하다. 그래서 나를 불쾌해한만큼 상대를 불쾌하게 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신기한 점은 셜록이 추론한 과정과 근거에 대해 왓슨이 질문한다는 것이다. 얼굴 표정에서는 힘든 기억을 떠올린 고통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물어본다. 아마 왓슨이 대화 말미에서 말한 "solve people just by looking at them"과 자신 또한 셜록이 가진 고통인 거울이 없는 집에 대한 의미에 대해 말하는 "It means, you know, a lost cause when you see one." 에서 사실은 자신도 보이는 것이 있지만 타인에 대해 쉽게 결론내리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나타낸다.
오페라 공연 중에 주위를 불편하게 하는 셜록이 신경쓰이거나, 주변 사람들 시선이 신경쓰일 수도 있지만, 명확하게 셜록이 사과할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왓슨이 외과 의사로써 자신감 넘치는 타고난 강자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셜록이 의사 차를 박아버리고서 보석 심사 전까지 갇혀있는 동안에 다른 공간에서 유선 전화기로 대화하는 것은 정말 두 번째로 인상 깊은 장면이다. 둘은 아주 다른 세상 속에서 살고 있고, 전화라는 매개체가 없으면 대화할 수 없다. 갇혀있는 셜록에게 먼저 다가온 것은 왓슨이고, 수화기를 먼저 든 것도 왓슨이지만, 먼저 사과하는 것은 셜록이고, 먼저 안녕을 고하는 것도 셜록이고, 중독 재활 치료사로 남기로 한 왓슨에게 기쁜 얼굴을 하는 것도 셜록이다. 그건 자신의 세상을 지키고 싶어하는 욕구와 자신의 세상을 이해해 줄 타인에 대한 욕망이 동시에 발현한 얼굴이다. 왓슨이 수사에 소질이 있다는 얘기는 거짓이 아니다. 바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며 거래를 원하는 왓슨이, 런던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달라며 그것이 여자와 관련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자마자, 무엇이 그렇게 생각하게 했냐고 묻는다. 오페라 이전 장면과 비슷하다. 왓슨에게 가장 치명적인 일과 홈즈의 가장 치명적인 일은 오로지 서로의 관찰과 추론에 의해 건드려지고, 건드려지는 사람도 건드리는 사람도 그 순간을 막을 수 없다. 수화기를 동시에 내려 놓는 부분 또한 관계의 중심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을 것임을 기대하게 한다.
이 쇼의 파일럿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드라마 전체 플롯에 대한 정보와, 흥미와, 장르에 대한 큰 틀, 캐릭터의 성격 등이 이미 파일럿에서 잘 보여지기 때문이다.
셜록 눈에 왓슨은 수사에 소질이 있고, 왓슨 눈에 셜록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다.
셜록은 마약 중독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삶을 대하는 태도가 건강하지 않다. 왓슨은 강한 자존심으로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볼 여유가 없다. 그렇지만 둘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방해가 되고, 필요해진다.
셜록이나 왓슨 등 주인공이 사건 현장 혹은 추리 중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연출이 사실적이면서도 게으르지 않다. 범죄 수사물에서 시청자가 떠나지 않게 하려다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머리 아프지 않게 하려고 다 보여주거나, 흥미를 잃지 않게 하려고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인데, 셜록이라는 캐릭터 특성상 관찰하는 장면을 통해 관객이 함께 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두 배우가 격정적인 장면을 소화할 때 작은 목소리로도 폭발적인 갈등을 표현하며, 좋은 발성으로 전달력이 좋아 몰입감을 깨뜨리지 않는 기술이 있어서 더 좋다. 장면을 아는 경우에 배우의 얼굴 근육에 더 집중할 수 있었는데, 대사내용이나 목소리 톤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던 정보를 볼 수 있었다. 얼굴의 근육 떨림 등으로 비소, 환희 등 순간적인 감정 변화를 아주 찰나에 보여주기 때문에 여러 번 보는 데도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다.
제일 마지막 야구 경기 부분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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